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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 Kang, Ho Seong

‌(b.1983)

○ 작가 소개

2017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졸업
200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주요전시
2020 춤추는 나팔수, 올댓큐레이팅, 서울
2019 도시의 음악가, 영은미술관, 경기
2019 이호욱/강호성 2인전-시절, 갤러리 관악, 서울
2018 빛과 사람들, 전주현대미술관, 전주
2018 한국화회-시월의 되새김, 서울대문화관, 서울
2018 Dream Forest,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7 100인 아티스트 미디어파사드-백화점百畵店,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양주
2017 소로의 회전목마, 갤러리엘르, 서울
2017 527창작공간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안식의 섬, 527창작공간갤러리, 경기
2017 서울문화재단-노아의 방주, 서울예술치유허브 갤러리맺음, 서울
2017 한국화를 넘어-리얼리티와 감각의 세계, 무안군오승우미술관, 무안
2017 채워진 노래, 527창작공간갤러리, 경기
2017 체크아웃, 갤러리777, 경기 


○ 작가 인터뷰

우리 시대는 구성원 각자가 가진 아픔을 보듬거나 치료해주지 못한다. 도리어 각자의 분발을 요구하고 무능을 강조하며 스스로 강해져야 함을 역설한다. 나는 이를 ‘치유의 기능을 상실’한 시대라고 정의한다. 이 시대는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세상을 꿈꾸며 그 모습을 시각화 해왔던 나의 미학적 관점을 변화시켰다. 작품 활동을 시작할 즈음에는 아픔도, 슬픔도, 더러움까지도 동화 안에 들어가게 하면 좋은 기억이 되고 행복한 결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작업에 담았었다. 여전히 유효한 생각이고 본인 그림의 역할이 바로 이것이라고 지금도 다짐한다. 그러나 미적 체험의 부실함과 다양한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해서 아름답게만 보려는 나의 시각을 잠시 뒤로 두었다. 그리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이야기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키우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동화’같은 이야기보다는 동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들로 시선을 옮겨보았다.
나의 작품 가운데 < 가면 > 연작, < 꼭두각시 > 연작, < 우리 시대의 동화 > 연작과 더불어 최근작인 < 증후군 >과 < 도시의 음악가 > 연작에는 우리 시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작가의 눈에 비친 우리 시대에 만연한 각종 불안과 이에 대한 공감, 그리고 위로가 각 시기의 작품들을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다. 나는 우리 시대의 모습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현상들을 바라보는 것에서 창작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동화적 모티브의 차용으로 이야기 안에 작가의 의도를 담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감과 소통의 메시지는 내가 추구하는 ‘미’의 표현과 다름이 없다.
현재 나의 작업도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여전히 당신의 상처를 바라봐주고 나 또한 그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는 적극적인 표현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의 예술행위는 한계가 분명하다. 내 그림이 특정 질병이나 개인을 치료할 수는 없고, 달콤하고 보기 좋은 그림으로 관심을 가지는 관객들과의 교감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감성적으로의 접근보다는 이성적으로 다가가기를 시도하려고 한다. 물론 작품을 통한 미적 접근은 여전히 타인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나, 이전 보다는 무심하게 바라보기로 하였다
근래 나의 작업은 < 증후군 > 연작을 통해 우리 시대 아픔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얘기하려 했고, < 도시의 음악가 >연작으로 도시 군상의 이야기를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하였다. ‘무심하게 바라보기’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동일한 시기에 작업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다. 하나는 긍정적인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부정적인 접근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단정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관심도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 캠페인이나 저항적인 메시지로 확실한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는 소심한 작가로써(나)의 한계, 마지막으로, 드러나지도 않은 상대들의 상처를 끄집어내려는 억지스러운 태도 등 ‘타인에 대한 관심’도 항상 옳다고만은 볼 수 없었다. 도리어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바라보고, 그저 당신의 언어를 들어주는 것이 지금 내가 예술로써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