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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찬송 ‌Kim, ‌Chan Song ‌

(b.19‌88)

○ 작가 소개

‌2011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 졸업
 
개인전
2019 Proper Gestures, 카라스 갤러리, 서울
2017 안개의 무게. 갤러리 엘르, 서울
2016 자리 잡지 못한 풍경, 갤러리 포월스, 서울
2015 낯선 틈, 갤러리 포월스, 서울
낯선 틈, 청주창작스튜디오, 청주
2014 Floating Forest, 대안공간 눈, 수원
2012 Sticky Room, 더케이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0 The Shift, 갤러리 박영, 파주
비정형마이닝, 아트스페이스KC, 판교
2019 Media Attribute (3인전), 스페이스 K, 과천
청년, 강한 회화 (3인전), 아터테인, 서울
Pink Façade (4인전), 도잉아트, 서울
2018 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결과보고전, 이응노미술관, 대전
반영 : 어떤 소란, 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파리, 프랑스
EM5 한국 인도 청년 작가 교류전, Lalit Kala
Akademi, 첸나이, 인도
Douze, 이정아 갤러리, 서울


‌수상
2011 제 2회 겸재정선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레지던시
2018 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보-쉬르-센느, 프랑스
2014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 작가 인터뷰

‌< 안개의 무게 weight of the fog >
어느 날 나 자신을 촬영하였다. 혼자 타이머를 맞추고 촬영하기에 의도하지 않았던 우연으로 화면 속에는 얼굴이 제외된 몸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얼굴이 사라진 몸은 낯선 이방인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때로는 그 신체가 그저 덩어리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 그 몸은 어떤 경계 바깥에 있다고 느꼈다. 가장 가까운 존재라 믿었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던 찰나의 경험은 불편한 생경함과 동시에 매혹적이었다.
화면 밖 촬영의 대상인 내가 있다. 그리고 사진 속 낯선 몸은 주체를 흔드는 대상이다. 그것은 이질적이며 불안정하다. 안정된 주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것을 위협하는 것들을 화면 속으로 추방시킨다. 그리고 그 곳으로 내몰린 덩어리들은 여전히 모호한 경계 주변에 남아있다.

추방된 것들은 계속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하고 주체는 그것들을 끊임없이 거부하는 과정에서 경계가 유지되며 오히려 주체는 이 위협을 통해 더 단단한 위치를 만든다.
여기서 회화를 통해 한번 더 신체를 변형시켜 화면 안과 밖의 신체를 분리하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 먼저 작업 초기 단계에서 사진을 수백 번 반복하여 촬영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주체는 처음과는 달리 사진의 대상-몸이라기보다는 사물의 역할-로 소비된다.

그리고 회화를 통해 부분이 끊기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하며 주체는 점점 누구의 몸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남겨진다. 하지만 결국 주체와 화면 속 신체는 뒤엉켜 그것이 완벽히 명쾌하게 분리될 수 없는 시도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몸은 그 모호한 경계 어딘가에서 주체와 함께 정지한 순간으로 남는다. 그 과정에서 그 속에 내재되어있던 불안한 타자가 경계를 흐리며 드러나기 시작한다.

‌< Garden of Mistrust >
작업을 위해 처음 프랑스에 도착했을 때 그 곳의 아름다운 식물원과 공원들은 자연스럽고 자유로워 보였다. 시간이 지나 그곳의 언어에 점점 익숙해지며 정원의 많은 식물들이 사실은 그 곳이 자생지가 아니고 여러 대륙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들은 플랜트헌터(plant hunter)라는 직업에 의해 주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식민지대륙에서 온 제국의 전리품이었다. 귀족들은 유리의 발견과 함께 이 값진 식물들을 경쟁적으로 온실 속에 전시하였다.

그 때의 진귀했던 식물들은 이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존재가 되었다.
새로운 것이 도착하여 기존의 것을 흐리게 하고 다시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 나가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오래 전의 풍경을 상상해보았다. 서로 다른 대륙의 식물들이 수집되어 바로 옆에서 자라고 꽃피운다. 새로운 것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현지에 맞는 모습으로 변한다. 부러지고 우거지고 새로 엮이고 색이 변하는 등 이방의 것은 기존 사회 속에 들어와 혼란을 만들어내며 다른 풍경을 이루어낸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은 기존의 것을 몰아내려 하고 정착했던 것은 낯선 것을 경계하며 긴장을 유지한다. 그리고 사라지는 것들, 떠도는 것들도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