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983)
○ 작가 소개
2009 서울대학교 서양화 석사 수료
2006 서울대학교 서양화 졸업
개인전
2018 가능세계 Possible World,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08 Chick, 아트팩토리, 파주
단체전
2019 생생화화- 가능성의 기술,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고양,
2019 발신자 조회,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8 밤을 잊은 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7 고무고무 - 열 여섯의 움직이는 기술,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15 Living with Pop, GS칼텍스 예울마루, 여수
2010 Departopia, 롯데갤러리, 안양
2010 수퍼 히어로즈, 롯데갤러리, 서울
2009 향, 영원과 향유,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2009 의정부 부대찌개 49인분, 의정부 예술의 전당, 의정부
2009 쾌락원칙 - 문화일보갤러리 기획공모선정 전시, 문화일보갤러리, 서울
2008 꿈 꿀 권리, 아트팩토리, 파주
2007 대학가 – 퍼블릭 텍스트, 이화여자대학교미술관, 서울
2006 EXPORTING, 대안공간AROONG ART, 서울
레지던시
2018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 작가 인터뷰
기하학에서 공간의 성질은 공리에서 시작해 논리적(언어적)으로 추론되고, 이 과정을 시각적 이미지인 도형으로 나타내어 이해를 돕는다. 이 도형들은 삶에서 보고 경험한 이미지가 아니라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기에, 삐뚤게 그려진 원을 보더라도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라 하면 정원으로 여긴다. 작업에서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경험적 이미지가 아닌 기하학적 이미지를 사용한다는 점, 표, 그래프, 좌표, 수열 등의 요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작업은 수학의 방식에 영향을 받아왔다. 한편, 드로잉, 회화, 입체, 설치 등의 매체로 표현되는 작업은 작업실 내에 머무르며 노동과 시간을 소모하고 신체와 물질을 다루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작업을 통해 서로 다르다고 여겨지는 두 가지 것 – 이성과 감각 – 을 함께 다루며, 이 둘이 만나는 지점, 아니 이들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를 보이고자 한다.
회화가 세계를 재현하는 창으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모더니즘 추상미술이 대두되었을 때, 회화 평면이 비춘 것은 바깥 세계가 아닌 회화 자체, 어쩌면 회화에 투영된 인간의 내면이었을 것이다. 이 때 ‘인간의 내면’으로 선택된 특성은 고유성, 절대성 등이며, 회화 제작 방식이나 이를 정식화하는 이론 또한 연역적, 환원적, 본질주의적 방식이었다. 여기서 모더니즘 미술의 특징이 과학적 이성주의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으며, 이들이 형식적으로 절제된 색과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감정의 표현과 감각적인 것이 배제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미술의 형식이 결코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인간의 태도가 물화된 것이라면, 모더니즘 미술에서 감각에 대해 이성이 우월한 것으로 선택되었다는 점은 수학과 과학이 경제적 부와 사회적 권력을 획득하는데 중요한 자질이었던 산업사회라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이성은 ‘유리한’ 가치로서 선택된다. 한편, 남성작가와 이론가가 주도한 전개에서 감각적인 것과 더불어 여성적인 것은 ‘불리한’ 가치로서 배제되는데, 일찍이 추상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식을 구축하였던 공예와 장식미술은 논의에서 소외되었다. 이미 낡은 논의일 수 있는 모더니즘 미술에 반성적이고 접근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들이 형성한 미적 관념이 관습적으로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추상미술은 모더니즘 추상미술에 대한 비평적 형식이자, 아직 시도되지 않은 추상미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 미술의 전통과 여성의 취향을 수용함으로써, 장식적인, 유희적인, 여성적인, 가벼운, 감각적인 등의 형용사가 불러일으키는 차별적인 관념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내면에서 벌어지는 작용들 - 이성, 감정, 기억, 재료가 불러일으키는 감각 등 – 은 상호작용하며 화면 위에 내밀한 질서를 구축한다. 절대적인 것을 외면하고 고정된 상태에서 계속 달아나듯, 여성추상미술은 자유롭게 새로운 요소를 보태고 이전의 상태를 변화시켜 나가는 무한한 형식일 것이다.